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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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an, 2010
2010 ➤ 오르면 내려가고 내려가면 오르는 굴곡진 산길, 턱밑까지 차오르는 숨. 느닷없이 예보에도 없던 비구름이나 눈구름을 불러들여 산객의 산행을 저지하기도 하고, 산머리를 눈앞에 둔 산객에게 돌부리나 빙판을 내어주고는 방심을 노리기도 한다. 다 왔다 싶어도 정상은 아직 까마득한 산. 한걸음에 들숨, 한걸음에 날숨. 걸음마다 호흡에 정성을 기울이지 아니하면 저 산(山)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아니하고 산머리의 일념을 품은 산객을 냉엄하게 내친다. 산이 인생에 비유되고, 인생이 산에 비유되는 이유이다. 청춘(靑春). 인생의 답을 갈망했던 가장 뜨거웠던 그 시절, 그 답을 산에서 찾고자 친구들이 바다로 향할 때, 나는 천시(天時) 무시로 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설악 대청봉에서도 지리 천왕봉에서도, 산은 인..
2023.06.09 -
Gloomplay, 2010
2010 ➤ 땅 위에 어둠이 드리워지면 내면에서 잠자던 기생충들이 스멀스멀 기어 나와 지구를 갉아먹으며 축제를 벌인다. 지구는 지금 충병을 앓고 있다. 이 작업을 하면서부터 꿈속에 쓰레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내 몸이 쓰레기의 자석이 된 것 마냥 각종 쓰레기들이 나에게 날아들고, 음식마냥 쓰레기를 먹어야하는 고문을 당하기도 한다. 잠에서 깨어나면 마치 쓰레기 더미에서 자고 일어난 것처럼 몸이 찌뿌듯하다. 세상에 아름다운 풍경사진들은 풍성하나 인간이 그 아름다운 풍경을 망가트리는 사진들은 드물다. 하물며, 환경을 망가트리는 현장도 환호가 절로 나오게 사진으로 찍어내어 그 이면의 진실한 풍경은 실감하지 못한다. 이제 화려한 가림막을 거둬내고 암울한 풍경을 직시해야 할 때가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인간은 자연을 ..
2023.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