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Photographic Series
2014 ➤
어느 날 아침, 정적 속으로 불어온 바람이
소경을 흔들었고, 마음을 흔들었다.
바람이 지나간 갈대밭을 바라보며,
바람은 무엇이든 그냥 비켜가는 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세상의 정경(情景)들은 바람이 유발한 피사체들의 감정이다.
흔들리는 시선 끝에 놓인 그 정경들에 사진기를 만지작거린다.
바람에 휩쓸린 감정들은
노을 내린 갈대처럼, 폭우 속 갈대처럼 흔들린다.
지난밤에 내린 서리가 아침해에 채 녹기도 전에
바람이 바람을 물고 정온한 숲 속을 지난다.
바람이 다 지난 뒤,
어느 사이 도시는 선명해졌고,
나를 감쌌던 감정들은 소산(消散)되었다.
사진기가 붓이라면...
One morning,
a wind blowing into silence shook a small scenery,
it shook my heart.
Looking at a field of reeds that the wind had passed and
I thought that the wind had never just passed anything.
The feeling's sceneries in this world are
the emotions of subjects induced by the wind.
By the sceneries at the end of my shaky gaze, I move my camera.
The emotions swept away by the wind are shaky like reeds in the morning glow,
like reeds in a storm.
Before the frost that fell last night is even thawing,
the wind bites the wind and passes the serene forest.
After the wind passed, the forest became clear,
and the emotions that surrounded me disappeared.
If my camera is a b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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