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i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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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simgyeong(류심경 流心鏡)
2024 ➤ 유수(流水)는 천지(天地)를 포월(葡越)하여도 한점(限點) 머묾이 없다. 우리 자신의 마음은 항시 흐르며 세계의 풍경을 비추니 유수와 같다. 유수는 풍경을 거울처럼 반영 못 하나, 반영 아니하는 것도 아니니, 이는 류심경(流心鏡)이라 하겠다. 유수에 나무가 비치면, 유수에 나무가 생겨나고, 유수에 바위가 비치면, 유수에 바위가 생겨나고, 유수에 하늘이 비치면, 유수에 하늘이 생겨나듯, 마음에 고락이 비치면, 마음에 고락이 생겨나고, 마음에 생사가 비치면, 마음에 생사가 생겨나고, 마음에 윤회가 비치면, 마음에 윤회가 생겨난다. 하나, 유수는 그 어떤 반영에도 머무는 법이 없다. 반짝이면 반짝이는 대로, 일렁이면 일렁이는 대로, 흙탕물이면 흙탕물인대로 흐르며 순환하고..
2025.04.04 -
Lightree
2010 ➤ 이 작업은 세상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나무에 관한 작업이고, 내 안, 내면의 얕음과 변형에서 비롯되었다. 가식적인 현실 속에서 내가 무분별하게 곡해해버리는 아름다움들과 치열한 현실 속에서 쉽게 허물어지고 변해버리는 나의 의지들. 그 누수 같은 고뇌가 급기야 궤결되어 정체성이 자괴감에 뒤엉킨 채 올곡하고 캄캄한 미로 안에서 가슴앓이하던 중 열망적인 광명, 빛나무를 만나게 되었다. 어둠이 세상의 복잡한 풍경들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소음마저 다 삼켜버릴 즈음, 길 위에서 빛나무와 조우하게 된다. 생각의 가지를 뻗치고, 땅속 깊숙이 뿌리를 내린 그들의 자태를 관조하노라면, 여래좌 부처의 결연한 풍상(風尙)을 보는 듯하다. 그들의 기개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언의 혼기(魂氣)는, 그 어떤 성경 구절보..
2023.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