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loss

Photographic Series

2018 

 

'저는 귀가 없습니다. 당신은 제게 무언가를 말하려고 애쓰지만, 저는 당신의 말이 들리지가 않습니다. 제 귀는 퇴화하여버렸습니다. 고로 저는 당신에게 말하고, 당신은 제 말을 들어주면 됩니다. 아, 제가 원래 몸짓 언어는 싫어합니다. 자, 이제 소통합시다!'

소통을 외치면서, 이해와 존중은 부재한 채로 자신의 이익과 자존심을 위해 거짓된 사실들을 동원하며 자기 합리화시키기 바쁜 말들. 그 말들 속 어디에도 소통은 보이지 않는다.

머플러에 구멍들을 뚫고 공해 가득한 도심 속에서 소음과 매연을 양껏 내뿜으며 요란하게 달리는 모터바이크처럼 지혜의 소리에는 귀찮다는 듯이 귀를 닫고, 자신의 소음은 어떻게 해서든 들려줘야만 한다는 빗나간 열정들.

인터넷 공간에서 흔히 쓰이는 “소통합시다”라는 말은 소통을 가장한 '광고 같은 홍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소통합시다"라는 말은 '홍보 좀 해도 될까요?'라는 말로 바뀌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소통'이라는 좋은 말이 훼손 아니 되지 않을까? 훼손된 '소통'은 불통을 심화시키고 혼돈의 세상을 부추긴다.

소통의 도구가 점증하는 현세이나, 소통은 혼돈의 세상 속으로 옭혀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성 없는 저마다의 감성이 마치 진리인 것처럼 세상에 난무하며 무리를 이루어, 소통의 질서를 마구 어지럽히면서 귀결된 아노미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성 없는 감성은 그저 공허한 망상에 가까울 것이다.


'I have no ears. You try to tell me something, but I cannot hear it. My ears have degenerated. So I tell you, and you listen to me. Oh, I originally hated body language. Now, let's communicate!'

Words that are busy calling for communication and mobilizing false facts for their own interests and self-esteem without understanding and respect. There is no communication anywhere in those words.

Put in the holes in mufflers, and like a noisy motorcycle running by puffing out noise and fumes in the city full of pollution, it closes the ears to sounds of wisdom, and the awry passions that one's own noises have to let people hear somehow.

The wording "Let's communicate", which is often used in the Internet space, is 'publicity like an advertisement' mostly disguised as a communication. So I think that the wording "Let's communicate" should be replaced with ‘Can I promote something to you?’ Only then, I think that the good word ‘communication’ will not be damaged. And the damaged 'communication' deepens miscommunications, leading us to a world of chaos.

Although the tools of communication are increasingly present, the world of communication is falling into chaos. This phenomenon can be seen as an Anomi phenomenon resulting from individual subjective emotions rampant in the world as if they were truth, forming a group, and disturbing the order of communication. Sensitivity without reason is just an empty delu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