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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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ghak-dong
2011 ➤ 2008년 12월 10일, 황학동의 낮 하늘에는 폭발음과 함께 어느 ‘기러기 아빠’의 숭고한 생명이 사라져 갔다. 그 폭발음의 진원지는 황학동의 어느 냉동고 수리 가게에서였고, 고인이 냉동고에 가스를 주입하던 중 발생한 예기치 못한 변고였다. 고인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부인과 세 아들을 필리핀으로 유학을 보내고 자신은 고시원과 여관 등을 전전하며 땀으로 삶을 일궈나가는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그런 사연은 입소문을 타고 퍼져 나가 듣는 이들의 가슴을 안타깝게 하였다. 고인 같은 수많은 사람이 땀으로 빛을 발현하며 살아가는 생생한 삶의 터전, 황학동. 황학동의 무언가를 마음에 담고 싶은 강한 이끌림에 황학동에 묻혀 지내온 지, 어느덧 수년의 시간이 흘렀다. 황학동의 거리는 삶의 욱복한 향기로 ..
2023.06.09 -
Handill
2011 ➤ 이미 세상에 종횡무우한 바이러스는 대개 손에 손을 통해 창궐하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둠에 물든 손은 썩은 좀비처럼 발작하고 있다. The full virus in the world has usually been rampant from hand to hand. Even at this moment, the hand that is dyed with darkness has a fit like rotten zombies.
2023.06.09 -
Will Disappear
2010 ➤ 미련으로 여물어버린 삶과 생명의 애착을 쌓인 먼지 털어내듯 속 시원히 떨쳐버릴 수 없고, 죽음이라는 것으로부터 태연해질 수 없는 나 자신 안에서 이 작업은 비롯된다. 엄마 뱃속에서 갓 태어난 아기는 살기 위해 첫울음을 터뜨린다. 그러한 행동은 학습된 게 아니라 본능에서 나오는 자기방어다. 모든 생명체의 첫 번째 사명은, 자신의 생명을 죽음으로부터 지켜내는 것. 내게 이 사진 작업은 첫울음이고, 삶의 발버둥이며, 인생의 아쉬움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하나같이 강한 생명력으로 꿈틀댄다. 응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도심 대로를 달리면 모든 차는 가던 길을 내어준다. 인류는 도로 위에 노란 중앙선을 명확히 긋고는 생명선이라 변칭하고, 위험이 도사리는 세상 곳곳에 초표를 세우고는 안전을 제창한다. 인류는..
2023.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