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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PM2.5
2010 ➤ 비가 내리면 신명 나게 빗속으로 뛰어들던 축제의 날들. 빗속에서 친구들과 약여히 춤추며 뛰놀던 그날들이 다시 올 것이라는 심흉의 희원을 차마 발거하지 못하나, 둘레거려보면 어쩐지 그 희원의 크기는 자꾸만 움츠려든다.. 숨이 막힌다, 숨이 막힌다. 물속을 방불케 하는 현실의 풍유가 아니라 공기가 탁해서 호흡이 버겁다는 직유이다. 1급 발암물질로 규명된 PM2.5가 공기 중에 가득하다. PM2.5는 공기 중에 부유하는 독성 물질로 인체의 혈관 속으로 거침없이 파고드는 거시적인 입자로서 PM10보다 그 심각성이 가일층한 유해물질이다. 술 담배는 안 하면 그만이지만 공기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서울의 경우 1년 내내 PM2.5로 뒤덮여있다 하여도 그리 윤색한 표현은 아니다. 그런데도 현재의 PM2...
2023.06.09 -
Hansan
2010 ➤ 오르면 내려가고 내려가면 오르는 굴곡진 산길, 턱밑까지 차오르는 숨. 느닷없이 예보에도 없던 비구름이나 눈구름을 불러들여 산객의 산행을 저지하기도 하고, 산머리를 눈앞에 둔 산객에게 돌부리나 빙판을 내어주고는 방심을 노리기도 한다. 다 왔다 싶어도 정상은 아직 까마득한 산. 한걸음에 들숨, 한걸음에 날숨. 걸음마다 호흡에 정성을 기울이지 아니하면 저 산(山)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아니하고 산머리의 일념을 품은 산객을 냉엄하게 내친다. 산이 인생에 비유되고, 인생이 산에 비유되는 이유이다. 청춘(靑春). 인생의 답을 갈망했던 가장 뜨거웠던 그 시절, 그 답을 산에서 찾고자 친구들이 바다로 향할 때, 나는 천시(天時) 무시로 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설악 대청봉에서도 지리 천왕봉에서도, 산은 인..
2023.06.09 -
Gloomplay
2010 ➤ 땅 위에 어둠이 드리워지면 내면에서 잠자던 기생충들이 스멀스멀 기어 나와 지구를 갉아먹으며 축제를 벌인다. 지구는 지금 충병을 앓고 있다. 이 작업을 하면서부터 꿈속에 쓰레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내 몸이 쓰레기의 자석이 된 것 마냥 각종 쓰레기들이 나에게 날아들고, 음식마냥 쓰레기를 먹어야하는 고문을 당하기도 한다. 잠에서 깨어나면 마치 쓰레기 더미에서 자고 일어난 것처럼 몸이 찌뿌듯하다. 세상에 아름다운 풍경사진들은 풍성하나 인간이 그 아름다운 풍경을 망가트리는 사진들은 드물다. 하물며, 환경을 망가트리는 현장도 환호가 절로 나오게 사진으로 찍어내어 그 이면의 진실한 풍경은 실감하지 못한다. 이제 화려한 가림막을 거둬내고 암울한 풍경을 직시해야 할 때가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인간은 자연을 ..
2023.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