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8)
-
The Mother
2009 ➤ 이 작업은 험난한 세상 속에서 한뉘, 여린 꽃으로 살다 가신 그리운 내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여정이다. 포효하는 호랑이 앞에서 자식이 위협당할 때면, 당신께서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사나운 양이 된다. 자식을 윤택한 삶의 세월 속으로 떠밀고, 당신은 분망히 흐르는 고된 세월 속에 몸을 던진다. 당신은 차가운 어둠 속에서도 성스러운 빛을 피워낸다. 자식을 위한 생업은 당신의 꽃 같은 젊음을 야금야금 갉아먹었다. 당신이 황혼으로 접어든 어느 날 당신은 더는 광야 위를 달릴 수가 없었다. 일상의 붓으로 세상에 감동을 그려내는 존재.. 긴 세월 동식하면서 자식은 윤기 있게 살찌워졌고 당신은 주름지고 야위어졌다. 애옥살이하다 병상에 몸을 뉘인 시간이 어쩌면 당신의 유일한 휴식시간인지도 모른다. 자식을..
2023.06.09 -
Flowpic
2008 ➤ 도시의 소음을 등지면 슬며시 살갑게 안기는 자연의 나직한 속삭임.. 귓속의 그 산울림은 낭랑한 음으로 요요히 나를 호린다. 달콤한 그 자장가 같은 수다에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면 어느새 나는 이름 모를 산곡 물줄기 앞에 갈서서, 오감으로 오롯이 전해져오는 것들에 의해 자연의 가동을 흥감하며 대자연의 온전함을 느낀다. 일말의 저속한 물질도 섞이지 아니한 그 완전한 대자연 속에 내가 함께하고 있음을 느낀다. 산곡과 산곡을 휘어가는 그 순연한 물줄기를 따라 윤슬이 쉴 새 없이 재잘거리며 이리 오라 반가이 손짓한다. 그 영롱한 현혹에 이윽고 기슭 양지뜸에 앉아 윤슬을 대면하면 부끄러운 듯 억만 개의 원자들로 흩어져 햇살과 눈부신 찬란함으로 어우러지고, 그 찬란함은 또다시 흐름이 되어 산 아래로 눈부..
2023.06.09 -
아이의 꿈 A child's dream, 2009
러시아의 어느 작은 시골마을에 한 소년이 살고 있었다. 하일, 우렁찬 기적소리를 내며 드넓은 대지를 힘차게 달리고 있는 기차를 보게 된 소년은 자신도 모르게 달리기 시작하였다. 몇십 년 후, 그 소년은 시베리아 대륙을 횡단하는 러시아 최고의 기차 기관사가 되어있었다. A boy lived in a small rural village in Russia. One day, the boy, who saw a train running vigorously over the vast land with a loud whistle, began to run without realizing it. Decades later, the boy became Russia's top train engineer, crossing the ..
2023.06.07